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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잡상11

얼마나 닮았는가 잡담(2021/06/13) 얼마나 닮았는가의 맹점은 작가의 말에도 썼듯이 둘입니다. 아마 두 번째 맹점은 안 보인 사람 본 사람 반반인 듯한데 (반반 맞을까...?) 본 사람은 봤으니 당연히 맹점이 있다고 생각하지 못하고, 못 본 사람은 마찬가지로 못 봤으니 당연히 존재를 모르는 현상이...;; 그런데 두 번째 맹점은 정말로 제가 있으리라는 생각을 못해서 소설 구조론적으로 풀지 못했고, 설명하려면 일단 스포를 해야 해서 못하네요. 이렇게 말해도 역시 본 사람은 당연히 봤으니 뭐가 안 보이는지 모르고, 못 본 사람은 못 봤으니 뭘 못 봤는지 모르는...;; 어느 독서모임에서는 딱 한분이 보셨고 “아니, 이상하네, 여러분 모두 왜 그렇게 말하는 거죠?”라고 하셨는데... 언젠가는 이에 대해서도 말할 날이 오겠지요. * 0과 1사이의 .. 2023. 6. 11.
'로그스 갤러리'의 잡상 (2020/07/19) 무엇을 떠올리며 썼는지는 나중에야 기억나는 경우도 있는데, '로그스 갤러리, 종로'에서 전국민의 뇌리에 박혀 있는 테러 현장은 1996년 연대 운동권 진압 풍경입니다. 결국 승자였던 국가의 기록만 남은 일입니다만, 제 기억에는 어린 대학생들을 교정 안에 가두고 긴 시간 굶기고 생필품이나 생리대도 반입하지 않고 방치하다가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형태로 진압한 사건입니다. 당연히 학교는 폐허가 되었는데, 그 폐허가 된 교정을 전시하고 뉴스에서 계속 내보내고 나중에는 극장에서도 틀어주었어요. 하지만 그 처참한 광경을 만든 쪽은 반 이상 국가였는데요. 한국의 대학 운동권이 몰락한 사건으로 기억합니다. 그때 나는 운동권이 잔인한 진압으로 몰락했다기보다는, 그렇게 잔인하게 진압했는데도 시민 누구도 도와주지 않고 관.. 2023. 6. 11.
2015년 4월 만화잡지 보고에 실은 에세이(2020/03/08) 아이처럼 공부하기 - 김보영 1. 소설에서 내가 과학적으로 맞게 쓴 것을 편집자가 말없이 고친 경우가 두 번 있었다. 한 번은 은하계 중심부에 있는 별에서 본 하늘을 묘사했을 때였다. 별이 조밀하게 모여 있어 하늘이 별빛만으로도 낮처럼 환하다고 썼는데 편집자가 한숨이라도 쉬듯이 그 부분을 고쳐놓고는 표시도 하지 않았다. 두 번째는 빛의 속도를 넘으려면 질량이 허수여야 한다고 쓴 경우였다. 편집자는 막 인쇄 넘겼다면서 가볍게 웃으며 “‘허수’라고 쓰신 것만 ‘음수’로 고쳤습니다.”라고 했다. 허겁지겁 메일을 보내 관련 자료와 설명까지 곁들어 허수라고 고쳐주었다. 편집자가 허수가 말이 되느냐고 물었다. 나는 음수는 말이 되느냐고 되물었다. 그건 내게 꽤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아 있다. 내가 맞았든 틀렸든 두 .. 2023. 6. 11.
방통대 법학과 졸업한 소고(2019/04/21) 방통대 법학과는 박근혜 당선소식을 들은 다음날 입학원서를 내서 들어갔다. “이 세상에서 날 지키려면 법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 1년 반 뒤에 세월호가 있었고 세상이 총체적으로 망가져만 갔다. 그때부터는 법을 알아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때려치웠다가 탄핵이 되고도 한 해가 더 지난 작년에야 남은 한 학기를 채워 졸업했다. 4년을 전업(?)으로 심리학만 공부했어도 심리학에 대해 아는 게 없는데 2년을 직업과 겸업해서 공부하는 정도로 어떻게 법을 알겠나. 단지 심리학과를 나왔기에 적어도 심리학 분야에 관해서는 돌아가는 기본체계를 이해할 수 있다고 해야 하나. 어떤 사안에 대해서는 “그건 기본 원칙을 어기잖아.” 정도는 알 수 있고, “흔한 착각인데 절대로 아냐.” 정도도 .. 2023. 6. 11.
예스컷, 게임업계 사상검증에 대한 기록 (2019/03/08) 2016년의 광기 속에서도 한국에 노동법은 살아있었기에, 그 난리통 속에서도 실제로 기업이 공개적이고 직접적으로 생계수단을 빼앗은 사건은 당시 기록에 의하면 많지 않았다. 2016년 당시 기업이 공개적이고 직접적으로 생계를 빼앗은 사건은 내 기록으로는 세 건으로, 이들은 구별해서 기록해야 한다고 본다.AA미디어에서 탑툰에 서비스하던 달곰 작가의 연재작을 서비스종료한 사건 나이스게임 TV에서 김경우 캐스터가 하차한 사건 싱타 inc.가 게임 시드이야기에서 일러스트레이터 메릴리를 권고사직시킨 사건 (J노블의 김완 번역가를 추가할 수 있겠지만 J노블은 “계약종료지만 이번 이슈로 계약종료한 게 아니다”며 애매한 입장을 취했다.) 지지자 입장의 정확한 기록이 필요한데도 찾기 어려운 이유는 지지자는 이런 기록 자체.. 2023. 6. 11.
2018년 게임업계 사상검증에 대한 과학소설작가연대의 성명서 (2018/04/02) 직접 링크 : http://sfwuk.org/49/?bmode=view&idx=626652 2023. 6. 11.
한국과학소설연대 성명서 발표 (2018/01/25) 한국과학소설연대가 투쟁중인 창작자들을 응원하고 함께 합니다. 설립시기상 첫 성명서는 이것이 되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 그렇게 되는군요. :) [바로가기] 2023. 6. 11.
분위기 파악하지 않기(2017/08/26) 여자애들도 운동장에서 뛰어놀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고 공격 받는 선생님이 계시다고 하여 올려놓습니다. 작년 2016년 상반기 ‘내일을 여는 작가’(한국작가회의) 69호에 실은 글 중 일부. 분위기 파악하지 않기 얼마 전에 스스로를 SF작가로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 젊은 작가 둘을 만나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대화중에 나온 이야기가 있다. “내가 왜 SF를 쓰고 있나 생각해보니까, 분위기 파악을 못했어요.” 그들 중 한 명은 국문학과였고 한 명은 문예창작과였다. 교수님의 시선, 선배와 동기들의 시선, 그 안에서 돌아가는 분위기를 생각했을 때, SF는 할 만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분위기 이야기를 하다 보니 내 어릴 적 일이 떠올랐다. * 나는 초등학생 때부터 태권도 학원을 다녔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2023. 6. 11.
'이것이 나의 도끼다' 듀나 작가님 인터뷰에 덧붙인 사족(2017/05/23) [링크 바로 가기] '이것이 나의 도끼다'에 수록된 듀나 작가님과의 인터뷰 뒤엔 제 사족이 붙어 있어요. 제 생각이라 어디 올리고도 싶었는데 은행나무에서 전문을 공개했기에 링크하고 내용을 올립니다. 김보영 : "『Axt』에서 했던 인터뷰를 다시 하는 인터뷰였기에 사족이지만 추가합니다. 저는 듀나가 익명이라는 말이 늘 이상하게 들려요. 저는 지금도 주변 작가들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인터넷 아이디밖에 없어요. 어쩌다 만난 사람들을 제외하면요. 성별과 본명과 나이와 얼굴을 포함한 거의 모든 신상을 모를 때가 많아요. 장르소설가나 만화가들은 필명 이외의 정보를 밝히지 않는 사람도 많고 오프라인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도 많죠. 그래도 그 사람들에 대해 알기 어렵지 않아요. 인터넷상에서 계속 접하니까요. 그게 다는.. 2023. 6.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