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나의 도끼다'에 수록된 듀나 작가님과의 인터뷰 뒤엔 제 사족이 붙어 있어요.
제 생각이라 어디 올리고도 싶었는데 은행나무에서 전문을 공개했기에 링크하고 내용을 올립니다.
김보영 :
"『Axt』에서 했던 인터뷰를 다시 하는 인터뷰였기에 사족이지만 추가합니다. 저는 듀나가 익명이라는 말이 늘 이상하게 들려요. 저는 지금도 주변 작가들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인터넷 아이디밖에 없어요. 어쩌다 만난 사람들을 제외하면요. 성별과 본명과 나이와 얼굴을 포함한 거의 모든 신상을 모를 때가 많아요. 장르소설가나 만화가들은 필명 이외의 정보를 밝히지 않는 사람도 많고 오프라인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도 많죠. 그래도 그 사람들에 대해 알기 어렵지 않아요. 인터넷상에서 계속 접하니까요. 그게 다는 아니라 해도, 실제로 만난다 해도 역시 그게 다는 아니죠.
제 생각에 듀나는 제가 아는 누구보다도 세상과 열심히 소통하는 작가예요. 한국 사이버세상의 역사에서 지속적으로 유명인사였다고요. 듀나에 비하면 오히려 정유정, 한강에 대해 알기가 더 어렵죠. 접근성이 훨씬 멀잖아요. 사실 어떤 작가를 떠올려도 듀나보다 더 알기 어려워요.
듀나는 익명이 아니라 광범위하게 자신을 노출한 사람이고 단지 관등성명/출신지/학교/주소 등을 알리지 않았을 뿐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걸 안다고 사람에 대해 알 수 있 는 건 없어요. 오히려 아는 걸 방해하죠. 관등성명을 밝히지 않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이 없죠.
PC 통신 시절부터 많은 작가들이 이 이점을 이용하며 잘 살고 있는데 굳이 한 사람을 두고 신기해하 는 점이 오히려 신기합니다. 듀나는 신상을 밝히지 않았기에 사이버 세상에서 이처럼 광범위한 노출이 가능했다고 생 각해요. 이미 밝혀버린 사람은 오히려 어렵지요. 훨씬 더 자신을 감추고 숨어들어가야 해요. 그 점에서 작가님의 스탠스는 시작지점부터 부럽고 지금도 좋아 보입니다. 이 생각 전체에 수정해주실 지점이 있으신지요? 덧붙여주실 말씀이 있으신지요. "
듀나 :
특별히 덧붙일 말은 없군요. 저에게 익명이란 낯가림과 게으름을 지키기 위한 수단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여기에 큰 의미를 부여할 생각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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