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잡상

글틴 심사평에 올렸던 격언 모음 (2015/12/31)

by boida 2023. 6. 11.

2014년 - 2015년 사이 청소년 문학 사이트 글틴에 심사평을 올리면서 간간히 덧붙였던 격언들을 정리해봅니다. 여러 작법서, 혹은 인터넷 등지에서 모은 격언들입니다. 그때그때 분위기에 따라 하나씩 올렸고 내용별로 분류해서 정리해둡니다.

길어서 셋으로 나눕니다.
추가한 말은 역시 그때 같이 올린 말입니다.


1) 시작하기


● “아무리 발버둥을 치면서 그림을 그려본들 넌 화가가 아니라고 내면의 목소리가 말할 때, 그 목소리를 잠재우는 유일한 방법은 오직 그림을 그리는 것뿐이다.”
- 반 고흐

● “글을 쓸 용기를 낸다는 것은 두려움을 지워버리거나 “정복하는” 것이 아니다. 현직 작가들은 불안감을 씻어낸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심장이 두근거리고 속이 울렁거려도 포기하지 않고 글을 쓰는 사람들이다.”
- 랄프 키스

●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글을 쓸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면 너는 이미 작가다.”
(If when you wake up in the morning you can think of nothing but writing, then you’re a writer.)
(영화 ‘시스터 액트 2’에 나오는 말입니다. 우피 골드버그는 릴케의 말이라고 했지만 릴케가 한 말은 이와는 좀 다르죠. 시나리오 작가가 릴케의 표현을 자신의 말로 바꾸어 쓴 것입니다. 그래도 작가가 아니었던 무렵에 종종 생각했던 말입니다.)

● “초보 작가들은 자신이 무엇을 쓰고 싶은지 모르겠다고 말하지만, 그 말은 사실이 아니다. 단지 관심의 촉수가 다양해서 수많은 주제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게 힘들 뿐이다.”
- 주디 리브스

● “당신은 미국에서 가장 형편없는 글을 쓸 권리가 있다.” - 나탈리 골드버그
“작가는 다른 사람보다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사람이다.” - 토마스 만
- 주디 리브스, [다시 시작하는 글쓰기 훈련 : 365일 작가 연습] 중에서

● “나는 완전히 지쳤을 때, 내 영혼이 종잇장처럼 얄팍해졌다고 느끼고 있을 때 억지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 어쨌든 집필 활동은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 조이스 캐럴 오츠


2) 계속 써 나가기

● “작품을 만드는 것에 대해 생각하지 말고 그냥 그려라. 다른 모든 이들이 그 작품이 좋은지 아니면 나쁜지, 그들이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를 결정하도록 내버려둬라. 그리고 그들이 그것을 결정하는 동안, 당신은 더 많은 작품을 만들어라.”
- 앤디 워홀

● “요컨대 나는 성공하는 법은 알려줄 수가 없다. 단, 성공하지 않는 법은 알려줄 수 있다. 그것은 바로, 거절당했다는 창피함에 굴복해 자신의 원고를 (혹은 그림이나 노래나 목소리나 춤 동작을) 관 속에, 즉 서랍 속에 넣고 영원히 닫아버리는 것이다.”
- 캐스린 스토킷


- 몇 년 전에 난 여행 경험이 많은 기타리스트와 긴 대화를 나누었다. 그 사람 말로는 60년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누구 못지 않게 연주를 잘했다고 한다. 그는 카를로스 산타나에서 랜디 캘리포니아, 지미 핸드릭스, 지미 페이지까지 온갖 사람과 무대에 함께 섰단다. 그러나 그에게 가장 많은 걸 가르쳐 준 기타리스트는 그가 풋내기일 때 만났던 한 나이든 블루스 연주자였다고 한다. 어떻게 연주하는지 가르쳐달라고 부탁했더니 이렇게 대답해주었다고 한다.
“난 자네에게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걸 15분만에 가르쳐줄 수가 있네. 그러면 자네가 해야 할 건 집에 돌아가서 15년 동안 연습하는 거야.”
- 데릭 젠슨, [네 멋대로 써라] 중에서 -

● “나는 작업하면서 영감을 기다리지 않는다. 실은 영감이라는 게 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분명한 것은 영감이 찾아오려면 최소한 이미 작업 중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 퀀틴 블레이크
 
 

3) 플롯과 이야기

●* (픽사의 스토리텔링 법칙 제 1번입니다. 왜 이것이 1번일지 생각해주세요.)
1. 캐릭터가 목표를 '이루는 것'보다,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것'을 더 중요시 여겨라.

● “드라마틱한 상황의 기본은 다음과 같다 :
누군가가 어떤 일을 하려고 대단히 노력하는데 그것을 성취하기는 매우 어렵다.”
- 프랭크 대니얼
- 데이비드 하워드, 에드워드 마블리, [시나리오 가이드] 중에서
(더해서 이 책은, ‘관객이 감정이입하는 누군가가 어떤 일을 하려고 하는데, 그 일을 성취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결코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부연 설명합니다. 많은 이야기들은 이 한 줄로 요약이 가능합니다. 글이 갈 곳을 잃은 기분이 들면 이 단순한 명제를 종종 생각합니다.)

● “너무 아끼지 마라. 써버려라. 사용해버려라. 자유롭게, 풍부하게 내주지 않은 것은 모두 당신의 손을 빠져나간다. 금고를 열어보면 재가 되어 있을 것이다.”
- 애니 딜러드

● “첫 문장에서 독자의 목을 움켜잡아라. 둘째 문단에서 그의 숨통까지 엄지손가락으로 꾹 눌러라. 그리고 마지막 한 마디까지 그를 벽에다 눌러놓아라.”
- 폴 오닐


플롯에 대한 두 작가의 상반된 글을 소개합니다.

“제대로 된 플롯이라면 본격적인 글쓰기를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대단원까지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이 사실보다 분명한 것은 어디에도 없다. 대단원이 미리 마련되어 있어야만 각 사건들과 분위기를 정해진 의도대로 끌고 갈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좋은 플롯에 필수인 적절한 결말이나 인과관계를 갖출 수 있다.”
- 에드거 앨런 포 [미스터리를 쓰는 방법] /미국추리작가협회 중에서)

“나는 종이에 무언가를 쓰면서 플롯을 세운 적이 없습니다. 글을 쓰면서 머릿속으로 플롯을 구성해요. 대개는 잘못해서 전부 다시 해야 하지요. ……나에게 플롯은 만드는 게 아닙니다. 자라나는 거지요. 플롯이 자라나길 거부하면 그 작품은 버리고 다시 시작합니다.”
- 레이먼드 챈들러,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 중에서

(아마 글쓰기에 정도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나만의’ 정도는 있겠지요. ‘글을 쓰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이 늘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라’로 귀결되는 것은, 결국 사람마다 쓰는 방법이 다르고 맞는 방법이 다르며, 작가 수만큼의 글쓰는 방법이 있기 때문에, 많이 써 보지 않으면 자신에게 맞는 글쓰기가 무엇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 “추리소설가에게 가장 중요한 비결은 망설이지 않고 독자에게 충분한 단서를 제공하는 것이다. 사실 99.9%의 독자는 대부분의 단서 중 99.9%를 보지 못하고 그냥 넘어간다. 기본적으로 독자와 편집자는 모두 미스터리에 속고 싶어한다. 플롯이 강렬하다면, 주고 싶은 단서를 모두 주라. 그러면 독자에게 더 어렵지만 더 좋은 책이 될 것이다.”
- 로버트 L 피시, [미스터리를 쓰는 방법] /미국 추리작가협회

 스티븐 킹이 말하는 창의적인 글쓰기 팁 :
- 자신을 위해 써라 : 처음부터 읽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지 아닐지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 많이 읽고, 많이 써라 : 모든 책에는 교훈이 있다. 심지어 나쁜 책이라도 그렇게 쓰지 말라고 알려 준다.
- 연구하라 : 독자들은 당신보다 더 많이 알고 있을 수 있다.
- 지루한 부분은 과감히 지워라 : 읽는 속도가 느려지는 부분이 있다면 과감히 삭제하라.
- 글쓰기로 행복해져라 : 글쓰기에 목적이 있다면 결국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한 것이다. 당신 글을 읽을 독자들과 자신의 삶 말이다.

● “흔한 인생을 살아가더라도 흔치 않은 사람이 되자. 미문을 쓰겠다면 먼저 미문의 인생을 살자. 이 말은 평범한 일상에 늘 감사하는 사람이 되자는 말이기도 하다. (...)
추잡한 문장은 주인공을,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자기 인생을 뻔한 것으로 묘사할 때 나온다.”
- 김연수, [소설가의 일] 중에서


- 이외수 선생님의 [글쓰기의 공중부양] 중에서 :

무엇을 쓸 것인가 :
쓰고 싶은 글을 써라. 혹자는 너무나 당연한 말에 식상해 할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에게는 한 번 물어보고 싶다. 그대는 지금까지 쓰고 싶은 글을 더 많이 쓰면서 살아왔는가, 아니면 쓰기 싫은 글을 더 많이 쓰면서 살아왔는가.
글은 충동과 의욕에 의해서 쓰여지는 것이다.

어떻게 쓸 것인가. :
진실하게 써라. 글쓰기에는 무엇보다도 진실이 중요하다. 아무리 뛰어난 재담가라도 자신이 감동받지 않은 소재로 타인을 감동시킬 수는 없다. 먼저 닫혀 있는 그대의 가슴부터 열어라. 진실은 머릿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슴속에 있는 것이다. 감동도 머리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머리로 쓰지 말고 가슴으로 써라.”

욕심 :
글쓰기에도 욕심은 금물이다. 욕심이 들어가 있는 문장은 모두 죽어 있는 문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야구 경기를 중계할 때 해설자들은 투수나 타자의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타격이나 투구를 망친다는 말을 자주 한다. 투수나 타자들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 알고 있는데도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욕심 때문이다. 경기를 주도하고 싶다는 욕심, 관중들의 환호를 받고 싶다는 욕심, 승리의 주역이 되고야 말겠다는 욕심.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다. 만인이 탄복해 마지않는 문장을 만들어보겠다는 욕심, 한 달 이내에 반드시 신춘문예에 당선될 작품을 쓰고야 말겠다는 욕심, 지금 쓰고 있는 글을 통해 금세기 최고의 문장가로 추앙받고 싶다는 욕심, 이러한 욕심들이 응어리진 채로 의식을 메우고 있으면 절대로 경탄할 만한 글은 나오지 않는다.

그대가 진정한 화가가 되고 싶다면 아이 같은 마음으로 그림을 그려라.
고흐의 말이다.

진실 :
글로써 타인을 감동시키거나 설득시키고 싶다면 진실하라. 진실은 사실과 다르다. 사실을 통해 그대가 얻은 감정이 진실이다. 글쓰기는 자기 인격을 드러내는 일이다. 글을 쓰면 그대의 내면이 그대로 드러난다. 머리 속에 있는 것들도 실체를 드러내고 가슴 속에 있는 것들도 실체를 드러낸다. 그러므로 글로써 타인을 감동시키거나 설득시키고 싶다면 끊임없이 자신의 내면을 갈고 닦아야 한다.


4) 인물

● “여러분이 누구에 관해 글 쓰건 그 사람이 되세요. 누군가에 관해 쓰지 말아요. 누군가로서 글을 쓰세요.”
- 데릭 젠슨, [네 멋대로 써라] 중에서.

● 실화 속 인물이든 소설의 인물이든, 연민과 호기심과 관용으로 다루는 최고의 방법을 제안한 사람은 바로 에이브러햄 링컨이다. 그는 방금 만난 사람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저 사람이 마음에 안 드는군. 저 사람을 좀 더 알아야겠어.”
자신의 작품 속 인물에 대해서는 아무리 알아도 부족하다.
- 서머싯 몸

● “플롯상의 어떤 목적에 맞추어 캐릭터를 창조해내면 필시 평면적이고 전형적이며 죽어 있는 캐릭터가 되고 만다.”
– 톰 릭먼
- 데이비드 하워드, 에드워드 마블리 , [시나리오 가이드] 중에서

● “사람들은 마치 캐릭터가 표현한 어떤 의견들에 대해서 극작가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처럼 이야기한다. 그러나 내가 쓴 모든 작품들을 통틀어서 (캐릭터가 말한) 어떤 의견이나 어떤 언표도 나 자신의 것은 아니다. 나는 오히려 그런 실수를 피하기 위하여 극도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극본을 쓸 때 가장 중요한 테크닉 중의 하나는 캐릭터들이 내뱉는 대사 속에 작가의 존재가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관객이 자기가 지금 어떤 현실을 체험하고 있다고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그럴 때 대사 속에 극작가의 개인적인 의견이 억지로 담겨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만큼 나쁜 것은 없다.”
- 헨리크 입센
- 데이비드 하워드, 에드워드 마블리 , [시나리오 가이드] 중에서


5) 묘사

● “오감을 동원하라.
시간과 장소의 느낌을 전달하려면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의 오감을 모두 동원해야 한다.”
- 아델 라메트, [예비 작가를 위한 창의적 글쓰기 전략] 중에서

● “30초 안에 소설을 잘 쓰는 법을 가르쳐드리죠. 봄에 대해서 쓰고 싶다면, 이번 봄에 무엇을 느꼈는지 쓰지 말고, 어떤 것을 보고 듣고 맛보고 느꼈는지를 쓰세요. 사랑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쓰지 마시고, 사랑했을 때 연인과 함께 걸었던 길, 먹었던 음식, 봤던 영화에 대해서 아주 세세하게 쓰세요. 다시 한 번 더 걷고, 먹고, 보는 것처럼. 우리의 감정은 언어로는 직접 전달되지 않는다는 걸 기억하세요. 우리가 언어로 전달할 수 있는 건 오직 형식적인 것들뿐이에요. 이 사실이 이해된다면, 앞으로 봄이 되면 무조건 시간을 내어 좋아하는 사람과 특정한 꽃을 보러 다니시고, 잊지 못할 음식을 드시고, 그날의 기온과 눈에 띈 일들을 일기장에 적어놓으세요. 우리 인생은 그런 것들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소설도 마찬가지예요. 이상 강의 끝.”
- 김연수, [우리가 보낸 순간] 중에서


5) 구조적인 통일성

● “구조적인 통일성이란 이런 것이다. 어느 한 부분을 없애버리거나 옮길 때 전체가 어긋나거나 손상을 입어서는 안 된다. 어떤 부분이 있건 없건 별 상관이 없다면 그것은 전체의 유기적인 부분이 아니다.”
- 아리스토텔레스
(그리스 시대부터의 진리입니다.)

● “짧은 글은 한가지의 테마로 작성되어야 하며, 그 안에 모든 문장들이 그 테마와 일맥상통 해야한다.”
- 에드거 앨런 포

● “좋은 부분을 다 버려야 이야기가 남는다. 좋은 부분이란 작품을 쓴 후 이야기와는 무관하게 작가 혼자서 사랑하는 부분을 말한다.”
- 헤밍웨이
“예술의 첫째 조건은 불필요한 부분이 없는 것이다.”
- 앙드레 지드
“만일 1막에서 관객에게 총을 선보인다면 3막에서는 꼭 발사해야 한다.”
- 안톤 체호프
- 로널드 B. 토비아스,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무가지 플롯] 중에서

● “단순화하라, 집중하라, 캐릭터를 합쳐라. 이야기를 뛰어넘어라. 가치 있는 것을 놓치는 것 같겠지만 그게 더 자유롭다.”
- 픽사의 스토리텔링 법칙 중에서

● “영화의 핵심은 어떤 두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4-5분간의 사건들이다. 나머지는 모두 이 순간에 임팩트와 반향을 주기 위해 존재한다. 시나리오란 그 순간들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 로버트 타우니
- 데이비드 하워드, 에드워드 마블리 , [시나리오 가이드] 중에서

 

6) 결말

● “만약 당신의 손에서 그 글을 떼내려면 기동 타격대를 불러야 할 정도라면, 글은 완성된 것이다. 만약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다는 기분이 든다면,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 요약발췌 : 비키 킹, [21일만에 시나리오 쓰기] 중에서
(제가 어느 시점에서 소설을 끝내야 하는가 고민할 때마다 떠올리는 격언입니다.)


“만약 글이 끝날 때에 처음에 생각한 결말과 같은 결말을 내었다면, 작가는 그 글에 힘을 다하지 않은 것이다.
하나의 글이 끝날 때에 작가는 조금이라도 변해 있어야 하고, 작가가 조금이라도 변했다면 이전과 다른 결말을 내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글을 쓰는 동안 작가 자신이 변하지 않았다면, 그 글은 독자를 변화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제가 글을 마무리할 때마다 떠올리는 말입니다. 그런데 누가 한 말인지는 생각이 나지 않아요. 여기저기서 들은 말이 모인 것 같기도 하고요.)


7) 퇴고하기

● 자의건 타의건 일단 글을 쓰면 그 글에 만족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그것은 오만이며 착각이다. 그런 글을 완성된 산물로 여겨서는 안 된다. 그것은 꼼꼼히 다시 읽고 수정해야만 하는 힘든 연습을 요구하는 초고일 뿐이다. 아무리 글을 잘 쓰는 경험 많은 사람이라도 자신이 쓴 글을 다시 읽어보지 않고 출판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니 여느 사람들의 경우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글쓰기 과정에서 일어나는 많은 실수는 세심한 읽기를 통해 수정될 수 있다. 글쓰기 이후의 이 단계는 글쓰기 이전이나 글쓰기 단계처럼 중요하다. 수정을 반복할수록 글은 더 나아진다. 대작은 일필휘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자기비판과 수정을 통해 탄생되는 것이다.
http://bonlivre.tistory.com/447
기사 <글쓰기를 방해하는 잘못된 생각 10가지와 좋은 글을 쓰기 위한 4가지 조언> 중에서


“퇴고의 역설은 다음과 같다. 퇴고는 다듬는 작업이다. 잘 다듬으려다보니 원래의 글은 거의 사라진다. 그러나 한편으로 너무 매끈해져선 안 된다. 너무 건조해져선 안 된다. 각이 살아 있어야 한다. 기복과 반전, 기벽이 남아 있어야 한다. 어떤 학생들은 내가 이런 얘길 하면 몹시 불편해한다. 내가 한 입으로 두 말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이 그렇다.”
- 바바라 애버크롬비, [인생을 글로 치유하는 법] 중에서

● “소리 내어 읽어라. 문장의 리듬이 괜찮은지 확인하는 길은 그 방법뿐이다. 산문의 리듬은 너무 복잡하고 미묘해서 머리로는 알아낼 수 없다. 귀로 들어야만 바로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 다이애나 애실


7) 평을 대하는 법

● “시나리오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그것을 쓰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세상에 가득 차 있는 저 모든 형편없는 시나리오들이 이 사실을 증명한다.”
- 톰 릭먼
- 데이비드 하워드, 에드워드 마블리 , [시나리오 가이드] 중에서

● “글쓰기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이는 실제로 어렵기 때문이다.
인간의 행위 중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가 글쓰기다.”
- 윌리엄 진서

● “꿈을 크게 꾸어라. 자신의 책에 대한 커다란 꿈을 누군가와 상의해야 한다면 그 사람이 당신의 풍선을 터트릴 사람은 아닌지 확인해라. 때로는 단 한 번의 표정 변화만으로 훌륭한 글감이 사장되어버린다.”
- 바바라 애버크롬비, [인생을 글로 치유하는 법] 중에서
(글쓰기에는 아주 많은 활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일단 써야 발전도 있고 성장도 있죠. 당신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면, 내 글쓰기에 기력을 잃게 하는 사람은 우선 떠나고 내 글을 좋아하는 사람을 찾으세요. 입바른 찬사를 하는 사람을 찾으라는 뜻이 아니에요. 연인을 찾듯이 찾아보세요. 한 명으로도 충분합니다.)


“사람들이 뭔가 좀 이상하다거나 뭔가 안 맞는다고 할 때에는 거의 언제나 옳다. 하지만 정확히 뭐가 틀렸다거나 어떻게 고쳐야 한다고 할 때에는 거의 언제나 틀리다.”
- 닐 게이먼

(저도 당연히 평을 듣고 사는데, 평을 들을 때에는 내가 제품 제작자고 독자는 AS를 요구하는 소비자라는 생각을 간혹 합니다. 소비자는 정직해요. “모니터가 구려요.” “소리가 안 좋아요.” “접속이 잘 안 돼요.” 하면 진짜죠. 하지만 소비자가 어디가 어떻게 돼서 이렇게 된 거라고 하면 아마 틀릴 가능성이 높겠죠. 나보다 내가 만든 제품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을테니까요. 나는 소비자가 왜 그런 말을 했나 생각하며 진짜 원인을 찾죠. 하지만 나도 못 고칠 때가 있죠. 고치면 더 나빠질 때도 있고, 그걸 고치느니 새로 하나 만드는 게 나을 때도 있고, 그게 다죠.
이걸 늘 생각할 수 있다면 평은 언제나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저 둘을 다 맞다고 생각하거나(남이 고치라는대로 그대로 고치거나) 다 틀렸다고 생각하면(불평이 있는데 무시하면) 들어도 도움이 안 될 거예요.)

● “아무도 말하지 않은 것은 없다. 그러나 모두가 훌륭하게 말한 것은 아니다. 설사 훌륭하게 말했다 해도 우리는 모든 것을 끊임없이 새롭게 말해야 한다.”
- 폴 호건
(간혹 ‘이전과 비슷한 이야기를 이미 보았다’며 작품을 폄하하는 평을 볼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아주 많이 본 사람들은 유사 이래 수많은 이야기들이 이미 비슷하다는 것을 알고, 세상에 말하지 않은 이야기가 없다는 것도 압니다. 세상의 이야기들은 모두 새롭게 쓰여진 것입니다.)


8) 이 모든 격언을 대하는 법


“이 책은 규칙이 아니라 원칙에 관한 것이다 -
규칙은 <반드시 이런 방법으로 해야 한다>고 말한다. 원칙은 <이런 방법이 효과가 있으며, 기억이 미치는 한 항상 그래왔다>고 말한다. 이 둘 사이에는 중대한 차이가 있다. 당신의 작품은 잘 만들어진 작품을 본뜬 것이 아니라 우리의 예술을 구현해 내는 원칙들 속에서 잘 만들어진 것이어야 한다. 경험이 많지 않고 초조해하는 작가들은 규칙에 복종한다. 반항적이고 학교라는 틀을 거치지 않은 작가들은 규칙을 쳐부순다. 예술가들은 형식을 장악한다.”
- 로버트 맥기,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중에서


“바둑 격언 가운데 이런 게 있다. 정석을 익혀라. 그리고 잊어버려라. 바둑에서 정석이란 공격과 수비에 최선이라고 알려진 돌을 놓는 법을 일컫는 말이다. 바둑을 배우는 것은 정석을 익히는 과정이다. 정석을 익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정석에 얽매여서는 자기 바둑 세계를 이루지 못한다는 뜻이 이 격언 속에 들어 있다. 소설 공부도 마찬가지다. 정석을 익혀야 한다. 그러나 거기에 갇혀서는 안 된다. 소설 문법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그 다음에는 그 문법의 틀에 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자기 세계를 펼쳐야 한다. 스승에게 배워야 한다. 그러나 스승의 둥지를 벗어나 자기 날개로 날아야 한다. 그러니까 이 책의 내용도 잊어버려야 한다. 잊어버리고 소설을 써야 한다.”
- 이승우,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