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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잡상

글틴 이야기글 연장원 작품 소개(2015/05/06)

by boida 2023. 6. 11.
(청소년 문학 사이트) 글틴 2014년 연장원이 발표되었습니다. 월장원 작품만 해도 다 좋았지만 최종 연장원 후보들이 모두 훌륭해서 소개하고 싶어요. 연장원 심사하신 분들이 ‘당장 문학전문잡지에 게재해도 손색이 없다’고 평했는데 동의하는 바입니다.
 
제가 소양이 일천하기는 합니다만, 소설을 읽고 가슴이 미어지는 기분을 느낄 때가 그리 흔한 일인가 생각하면, ‘학생의 글’이 아닌 하나의 문학작품으로서 훌륭한 글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나이를 1년만 넘어서도, 대학생만 되어도 '어른'이라는 부심이 잠식하기 쉬워서, 도저히 이 시기를 생생한 현실로서 그려내기 어렵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만큼 귀한 글이란 생각을 합니다.
 
 

인신되기 프로젝트 – 이민지 (필명 L) (연장원)
‘자살토끼’라는 별명이 붙은 친구에 관한 이야기로, 계속, 끝도 없이, 한도 없이 자살을 시도하는 이야기입니다. 죽음에 직면하는 것으로 인간 이상의 존재가 되기를 바라고, 그 죽음조차 시도할 수 없게 되었을 때에 비로소 죽는 것이라고 말하는, 죽음의 바닥까지 다 들여다보았다는 기분이 드는 소설입니다.

스테이지 19 – 김송기 (필명 0g) (우수상)
학교폭력을 당하는 자신을 포켓몬스터에 비유해서, 서로 조종당하고 전쟁터에 보내져 상처 입게 하는 가상의 세계에 현실을 대입한 소설입니다. 포켓몬이 아닌 사람을 찾아 구원받아보려 하지만 모두가 포켓몬일 뿐이라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학교폭력의 바닥까지 다 들여다보았다는 기분이 드는 소설입니다.

곰팡이자녀 아르바이트 – 김송기 (필명 0g) (최종후보)
가정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가정에서, 살아남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 주인공이 택한 아르바이트는, 자식을 잃은 가정에 들어가 유사자녀 연기를 하는 것입니다. 한편으로 세월호를 다룬 소설입니다. 읽으면서 오직 십대만이 이 이야기를 진정으로 할 자격이 있지 않은가 생각하게 만든 소설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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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동시 전량폐기 사건이 요 며칠 이슈가 되더군요. 2년간 읽은 글을 생각해보면, 글틴에 올라오는 글의 주요 테마중 하나는 자살이고 또 하나는 부모살해죠. 슬프지만 이상하지는 않아요. 내 삶이라는 지옥을 만드는 주범인걸요. 그리고 이 나라에서 아이들만 행복할 거라는 환상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아이들은 사실상 가장 밑바닥에 있는 약자인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