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작품소식/작품-활동(해외)

캐나다 출장기 2) - 여행기

by boida 2025. 11. 9.

캐나다는 소피 보우만 씨와 이민 간 친구가 사는 곳이라 회포를 풀며 함께 관광했어요.
토론토는 길이 사각사각하고 지하철이 잘 돼 있어서 돌아다니기 편하네요.
 


1. 토론토 퍼블릭 도서관 5층 코난 도일 컬렉션
Toronto Reference Library (789 Yonge Street). 5th floor
 
통역자께서 알려주셔서 간 곳, 정유정 작가는 토론토 오자마자 달려갔다고. 2만 5천 점 아서 코난 도일 경 컬렉션을 모은 방으로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의 컬렉션이라고 합니다.
사서에게 물어봤을 땐 처음에는 못 알아듣다가, 친구가 ‘셜록 홈즈 방’이라고 하니까 알아듣고 가르쳐 주면서 “그냥 쪼그만 이쁜 방이예요.”하면서 심드렁해 하더란 말이지요. 아니, 뭐가 쪼그매, 이런 땅덩이 부자 나라 같으니. 한국이면 이 방 하나로도 작은 도서관 하나 열 수 있겠다! 아니 일단 도서관이 무슨 동대문 운동장만 했다고. 덕후라면 필견.
 

2. 토론토 아일랜드
 
단풍국의 단풍은 눈부시네요. 토론토에서 배 타고 5분쯤 가면 들어갈 수 있는 섬으로, 15개의 작은 섬이 이어진 곳이고 차가 없어서 우아하고 한적하게 걸어 다닐 수 있어요. 토론토 전경도 볼 수 있고, 바다가 아니라 바다 같은 호수라 색다른 풍광입니다. 워낙 넓어 극히 일부만 보고 왔어요. 토론토에 또 가게 된다면 늘 찾아가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길가에 책을 가져가거나 놓고 갈 수 있는 작은 도서관 상자가 있는 것이 인상적이네요.
원래는 어부들이 텐트 치고 지내던 섬이었는데 그대로 집을 짓고 거주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서 대기가 100년쯤 된다고. 도시 코앞이면서 자연 속에서 살 수 있는 곳이니 당연하겠어요.
 

3. 토론토 앨런 가든
160 Gerrard St E, Toronto
 
소피 보우만 씨가 알려주셔서 갔어요. 도심 공원 한가운데 자리한 온실 정원입니다. 무료 개방이라 앉아서 공부하는 학생도 보이고요. 이렇게 크고 예쁜 곳을 상시 무료 개방이라니 캐나다는 인심 좋은 곳…….
 

4. 카사 로마
1 Austin Terrace Toronto
 
그냥 고저택이려니, 하고 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이 성 하나만으로 하루 관광이 충분했네요. 고저택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시에서 구석구석 깨알같이 잘 꾸며서 생활 박물관, 밀리터리 박물관, 자동차 박물관으로서도 훌륭합니다. 식물원과 정원도 있고, 탑은 토론토 전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고요.

가장 좋았던 곳은 지하통로를 지나 도달한 마구간(이겠지?) 건물에 마련된 영화 박물관. 이 카사 로마에서 찍은 여러 영화의 배우 밀랍인형과 함께 카사 로마가 나오는 장면을 틀어주고 있습니다. X맨의 학교나 배트맨 저택이 다 여기였더군요. 아름다운 고저택이지만 역사적인 유적은 아닌 덕에 마음껏 영화 장소로 제공하는 듯합니다. 영화 화면을 보니 너무 정직하게 이곳이라 웃었네요. 지하통로도 전시관인데, 다른 감상기에서 할로윈 테마였다는데 이번엔 역병 테마였던 걸 보면 기본적으로 공포 테마 전시관인듯?
 

그리고 지하 벙커와 다락방, 탑에서 방탈출 게임을 합니다! 밀리터리/공포/판타지 테마가 있어 보였는데 진짜 옛 성에서 판타지 방탈출 게임 하면 몰입감 쩔겠어요.이래저래 덕후를 자극한 토론토 여행이었습니다. 시에서 깨알같이 잘 운영하며 돈 잘 버는 듯해서 또 흡족했습니다.
 
*
 
출장기에서 보듯이 이번엔 작가들과 인사할 기회가 많았는데요. 간단한 식사가 나오는 식당을 상시 개방하고, 작가 대기실이 한 곳이라 모든 작가가 한 곳에 오갑니다. 그리고 저녁마다 칵테일파티를 길게 열어줬어요.
내향적인 작가는 기껏 해외 도서전에 가도 작가 한 명 못 만나고 오기도 하는데, TIFA는 ‘작가 축제’라는 이름에 걸맞게 작가들이 친해질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잘 마련해 주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