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토론토 대학 빅토리아 칼리지 건물에서 진행했습니다. TIFA는 언제나 하버프론트 센터에서 했는데, 올해는 아마도 공사중인지 장소를 옮겼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대학이더군요. 토론토 대학은 빅토리아 칼리지를 비롯해서 토론토 여기저기에 캠퍼스가 있다고 합니다.
소피 보우만씨가 살고 계신 곳이라 또 기쁘게 뵈러 갔습니다. 대학 바로 옆에 사시더군요.
제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당신에게 가고 있어] [고래눈이 내리다] [역병의 바다]를 번역하신 소피 보우만씨는 이 대학에서 현대 한국문학, 특히 현대 여성 문학 박사과정 중이시고 강의도 하고 계십니다. 올해 4학년 한 학기 강의로 ‘한강 작가’를 하신다는데, 살아있는 한국 작가 한 명으로 한 학기 강의를 꾸리는 건 굉장한 사건이라고 하십니다.

2. J.M.Fery 작가님의 사회로 재클린 종 리 로스 작가와 함께 행사했습니다.

3. 한국계 작가를 많이 만났습니다. 토론토에 LA 다음으로 큰 한인타운이 있다더군요. 그래서 한국계 캐나다 작가도 많은 모양입니다. 독자분들이 자꾸 저더러 한인타운 가 보라고 해서 “저 한국에서 왔는데요?” 했더니 깔깔 웃네요.
마침 토론토에 오신 조남주 작가님 강연을 두 번 들었습니다. 계 탔네요.
한국에서는 여러 문제로 강연을 잘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세계인이 볼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고 썼는데” 전 세계인이 공감하는 것을 보며 사람 사는 게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셨다고요.
왼쪽에서부터 :
박진우 작가님께서 내내 환대해 주셨습니다. [Oxford Soju Club옥스포드 소주 클럽]이라는 책을 쓰셨고 한영 번역일도 하고 계시다더군요. TIFA 인터뷰 영상에서 저를 만날 것을 기대한다고 하셨더라고요. 기뻤습니다.
앤 Y.K. 최 작가님은 한국인 디아스포라에 관한 소설을 쓰시는 분으로, 여러 상도 수상하신 분이더군요. 이번에는 [all things under the moon]이라는 책으로 강연하셨습니다. 처음 이주해 왔을 때와 비교하면 한국에 대한 인식이 비교할 수 없게 변했다고 하십니다. 예전만 해도 한국어를 버리고 영어를 습득하라고 강하게 교육받았는데, 지금 옆에서는 한국 작가가 한국어로 강연하지 않느냐고요.
별개로 두 분 발음이 너무 정확하고 귀에 쏙쏙 들어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문득 느끼는데 현지인보다 이민자가 그 나라 말을 더 정확하게 하고 더 잘 전달하지 않나 합니다. 그래야만 하기 때문에…….
마지막에 계신 분은 김예원 통역사님. 감사했습니다.
그 외에도 아시아계 작가님들이 친근하게 말 걸어주시며 환대해 주셨습니다. [Batshit Seven]을 쓰신, Aaron tang 필명을 쓰시는 Sheung-king 작가님, [These Memories Do Not Belong to Us]를 쓰신 Yiming Ma 작가님, 싱가폴에서 오신 Jemimah Wei 작가님, 모두 반가웠습니다.
캐나다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즈의 인기를 실감했습니다. 아무래도 영어니까, 영어권 아이들이 한국 아이들보다 훨씬 많이 보겠지요. 4-5세 아이들도 다 보고 있고, 매일매일 보는 집도 있고, 아이들은 모두 사랑하고 열광하고 있다네요. 덕분에 여기 사는 한국인도 케데헌에 대한 질문을 계속 받는다고 합니다.

4. 작가 축제에서 다들 야구 이야기만 하는 거 실화냐…….
“작가님 작품 잘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야구 좋아하세요?” “작가님 강연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야구 하는 거 아세요?” 모르는 사람들에게 열 번쯤 듣고 나니 이건 운명이다, 봐야 한다, 싶어서 밤에 호텔에서 TV를 켰습니다.
화면 속 캐나다인들이 모두 미쳐 있더군요. 3대 3 마지막 결승 경기였는데, 잠들었다 깨어보니 밤 11시 반에 11회 4대 4로 격전을 벌이고 있더군요. 아깝게 LA 다저스에 졌습니다만…….
애인이 열심히 설명해주는데, 캐나다에 메이저리그 팀은 토론토 블루제이스 하나뿐이고, 93년에 우승한 이후로 월드 시리즈 진출도 못하다가 첫 결승 진출이고, 미국은 리그가 둘로 나뉘어 있어서 마지막에 우승자 둘이 결승전을 하는데 캐나다가 아메리카 리그는 이미 우승한 것이라고……. 이래저래 전국민이 미칠 만한 경기였겠습니다. 하지만 2위가 어디예요. 실상 미국 팀 다 이긴 건데. 축하해요, 토론토 블루제이스.


5. 그리고 대망의 마거릿 애트우드!!
친구가 표를 예매해줘서 보게 되었습니다. 북토크를 대강당에서 하는 건 봤어도 오페라 하우스 같은 데서 하는 걸 보는 건 처음이네요. 엘긴&윈터 가든 극장에서 했습니다. 11월 4일이 마거릿 애트우드의 첫(아마도 마지막?) 회고록 출간일이었고, 그 출간 기념 북토크였습니다. 토론토를 시작으로 캐나다 전역, 미국, 유럽 투어를 하시는 모양입니다.
오페라 하우스를 관중이 가득 채웠으니 사인회를 할 만한 행사는 아니었어요. 그래서 선물 못 드리나 싶었는데 친구가 “얘가 한국에서 작가님 뵈러 왔는데 선물과 편지를 드리고 싶어한다!” 해서 안내원 -> 책 파는 분 -> TIFA 관계자까지 연결해서 전달해 드리고 왔습니다. 이 정도로 요란하게 생색내며 전달할 거면 더 제대로 준비했어야 하나……! 하지만 애인과 이틀 밤낮으로 전화하며 같이 쓴 편지 드리고 왔습니다. TIFA에서 애트우드께서 몹시 좋아하셨다고 전해주셨습니다. 만세 만세 만세 만세.
나이 지긋한 관중이 많았고 휠체어를 타고 오신 분도 계셨어요. 강연은 기립 박수로 마무리했습니다. 평생 글 쓰신 작가에 대한 환호와 존경과 사랑을 체감했습니다.
여행기는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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