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박상준 아카이브대표님과 썼던 [SF는 인류종말에 반대합니다]에 이은 속편, [SF는 고양이종말에 반대합니다]가 출간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이은희 생물학자/과학 커뮤니케이터/작가님과 이서영 작가/활동가 분과 함께했습니다. 기획은 2020년에 했고 이제야 세상에 나왔네요. 저번에는 미래에서 온 로봇 봉봉의 기억을 되찾아줘야 했는데, 이번에는 주민들과 지구를 떠나려는 고양이 영주님 백설기를 말리기 위해, 호위무사 양갱의 기억을 찾아주어야 합니다.
부제가 ‘온 세상 작은 존재들과 공존하기 위해 SF가 던지는 <위험한 질문들> ⇐’인 만큼, 나름 얌전했던 1편보다 훨씬 더 첨예하고 도발적인 주제를 건드립니다. 처음부터 BL 토론 (진짜로)으로 대화를 열고 성별이분법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각 쳅터별로 대표 작품을 선정해서 감상을 나누며 토론했어요.
1장 옥타비아 버틀러의 〈블러드차일드〉와 성별이분법의 허상
2장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와 페미니즘
3장 폴 앤더슨의 〈조라고 불러다오〉, 그리고 신체와 정신의 관계
4장 엘리자베스 문의 《어둠의 속도》, 그리고 장애와 정상성
5장 아이작 아시모프의 《강철도시》와 반려로봇
6장 어니스트 클라인의 《레디 플레이어 원》과 가상현실 속 우리의 삶
7장 스티븐 킹의 《스탠드》, 그리고 역병과 바이러스
8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그리고 지구와 인간
1편보다도 현대 한국 SF를 더 많이 소개하고자 했습니다. 소개한 작품들은 그때그때 그 자리에서 떠오른 작품들이라, 뒤늦게 돌이켜보면 소개할 법한데도 빠진 중요한 작가나 작품들도 많습니다. 부디 너그럽게 용서해주시기를.
독자에게 주제별로 질문을 받고, 대표 책을 각자 읽고, 그 책 내용과 질문을 중심으로 토론한 뒤에, - 그 토론을 토대로 캐릭터를 만들고 소설처럼 재구성하면서, 대화의 곁가지를 쳐내고 한 주제로 모으고, - 한편으로 대화에서 쏟아져 나오는 책이나 자료나 사실관계를 다시 체크하고 공부하며 정리하는 작업이라, 책은 가벼워 보여도 품이 어마어마하게 드는 기획이었습니다.
그만큼 재미있습니다. 고양이도 나오고요. 무엇보다도 고양이의 귀여움을 구현하는 데 전력을 다했습니다. 멋있는 이은희 선생님과 이서영 작가님도 열심히 구현했습니다.
책에는 첨예한 내용이 많이 나옵니다. 어른들도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 복잡한 주제도 많습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읽어보시며, 같은 주제로 여러분만의 토론을 나누는 계기가 되는 책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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