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루카에서 다시 로마로, 로마에서 비행기를 타고 낭트로 가 Les Utopiales 페스티벌에 참가했습니다. 이번에는 스텔라 오디세이 프랑스 출간을 기념하여…….
낭트는 쥘 베른의 고향이고, 그래서 Les Utopiales는 1998년 이래로 열리는 유럽 최대의 SF 행사라고 합니다. Rivages 출판사와 축제 위원회의 초대를 받았고, 발렝탕 편집장과 에스텔 통역자께서 함께해 주셨습니다.
행사장과 호텔이 붙어 있어 행사 중간중간 바로 방에 올라가 쉴 수 있는 구조였기에 편하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11월 4일-5일 참석했습니다. 4일은 하루에 대담을 세 개나 하고 사이사이에는 인터뷰를 몇 개씩 하고, 쉬는 시간에는 행사장 내부에 있는 서점에서 사인회를 하는 어마어마한 일정이었습니다.
지금까지의 행사와 달리 대담 모더레이터가 미리 참가자에게 주제와 질문을 보내주고 메일로 사전 대화를 좀 나누었습니다. 사실 그래야지요. “한국 웹소설의 문법은 회귀, 빙의, 환생입니다.” 같은 평범한 말조차도 과연 문화가 다른 분들께 실시간 통역이 가능한가……. 에스텔 선생님께서는 낭트에서 한국문학을 가르치는 교수님이셨는데도 사전에 꽤 대화를 해야 했었어요.
강연 분위기를 보려고 하나 들었다가 대학 철학 수업 같은 엄청나게 어려운 강연이 연이어 이어지는 것에 많이 놀랐습니다. 그 어려운 강연을 노인에서부터 아이까지 강연장을 가득 메운 채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숨소리 하나 없이 진지하게 듣는 겁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요! 여기 SF 축제라면서요! 오신 분들 그냥 일반 시민이잖아요! 했는데 에스텔 선생님께서 낭트 시민 수준이 아주 높다고 말씀해주시더군요. 제가 한국 SF 현황와 신화, 로맨스 대담은 제 책과 관련이 있어 이야기할 수 있었지만 참사 트라우마 대담에 배치되었을 때는 정말 긴장했습니다. 그래도 그 넓은 강당을 가득 채운 시민 여러분들이 모두 열심히 들어주셔서 잘 하고 올 수 있었습니다.
한국 SF는 중국 SF 작가 천츄판과 함께 중국 SF와 함께 묶어 강연했어요. 웹진 거울에서 단편을 본 적이 있다는 것을 한국에 돌아와서야 알았네요. 같은 아시아 사람이라고 내내 따듯하고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고마웠습니다.
낭트에는 [Les Machines de l'Ile]라는, 쥘 베른과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후계와도 같은 아름다운 로봇 동물원이 있습니다. 낭트에 오시면 꼭 방문해보시기를 바랍니다. 동물의 움직임을 그대로 구현한 기계가 큰 공간에서 돌아다니는데, 현실 스팀펑크의 세계고 로봇이 사는 미래세계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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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나라에서 “어떤 작가에게 영향을 받았느냐”는 질문을 계속 듣다 보니 제 답을 다시 생각하게 되네요. 제 글쓰기의 시작은 여전히 동화와 TV 만화와 신화라고 생각하지만, 살면서 읽은 모든 작가로부터 모두 영향을 받았겠지요. 그때그때 다른 작가를 이야기할 수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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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으로 출간되었고, 최경란, Pierre Bisiou 께서 번역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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