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의 기원과 그외의 이야기들’ 이탈리아판 출간 기념으로, 이탈리아의 Add editore 출판사와 한국문학번역원, 루카 코믹 페스티벌의 공동지원으로 10월 28일~ 11월 1일 이탈리아에 다녀왔습니다. 실비아 카라멜리노 실장님께서 계속 함께해 주셨고, 프란체스카 벨라와 문희선 통역자께서 도와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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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9일 로마, 10월 30일 밀라노 Feltrinelli 서점에서 북 프로모션을 했어요. Feltrinelli는 한국의 교보문고에 해당하는 큰 서점 브랜드인 듯했어요. 로마에서는 루시아 트로이시 천문학자 겸 작가, 밀라노에서는 니콜레타 발로라니 SF 전문가겸 작가와 대담했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책이 나오면 이렇게 도시를 돌며 여행하면서 북 프로모션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출판사에서는 1년에 한 번 정도 외국 작가를 초대해서 한다고 하고요. 한국에서는 없는 문화라 몹시 신기했습니다. 서점에는 무대와 방송시설이 마련되어 있고, 카탈로그에는 매주 작가 강연 일정표가 빼곡하더군요. 서점에서 책을 사는 사람들도 지나가며 볼 수 있는 오픈된 공간에서 진행합니다. 국제도서전에서나 볼만한 풍경이 일상의 풍경이라니 몹시 부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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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일~ 2일에는 루카 코믹 페스티벌에 참여했습니다. 1965년부터 이어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고 세계에서 제일 오래된 만화 축제입니다. 큰 고대 성벽으로 둘러싸인 도시인데 행사 기간동안 도시 전체가 코믹 마켓으로 변모합니다. 광장마다 가건물이 세워지고 교회 앞에 크툴루 동상과 마블 광고가 뜨고, 상점은 모두 만화 인테리어로 바꾸고 코스프레어들이 도시에 가득합니다. 실물 크기로 세트를 꾸민 보드게임들이 펼쳐진 광경도 대단했습니다. 오래된 고대 도시 속에 코믹마켓이 즐비한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더군요. 혼자 보기 아까운 축제였습니다. 원래는 건물 하나만 빌리는 작은 행사에서 시작한 것이 이렇게 커졌다고 하네요. 탁월한 운영 능력에 지자체와 시민의 협력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합니다.
줄리아나 미서빌 SF/판타지 작가께서 두 번의 대담에 함께 해 주셨고, 중국 SF 전문가 프란체스코와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기자분께서 함께 했습니다. 줄리아나 미서빌은 한국과 한국 작품에 깊은 관심과 이해를 하고 계셔서 더욱 감사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안 해 본 프레스 미팅과 계속되는 인터뷰와 사인회에 놀랐던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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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 한국 SF 영화제를 주관하시는 리카르도 젤리 씨와 잠시 만났습니다. 루카가 피렌체 근처에 있는 도시인데, 피렌체에 한국 SF 영화제가 있다는 것도 몰랐지만 유럽 최초의 한국 SF 영화제라고 합니다. 봉준호 감독님도 여러 번 오셨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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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자를 시킨다고 해서 설마 네 명이 하나 먹겠지 했는데 1인당 거대한 피자가 하나씩 나오는 바람에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벨라씨가 “피자는 1인 1피자죠!” 하시는데 어쩐지 큰 정감이……. 그래서 제가 한국 마르가리따 피자(작고 풀이 많은)를 보여줬더니 “피자 아니에요!” 하면서 핀자라는 것을 보여주더군요. 피자보다 작은 음식인 듯했습니다.(하하) “밀라노에 오면 리조또를 먹어요!”라든가 “피자를 먹으려면 나폴리에 오세요!” 하며 쉬지 않고 먹이는 것에서 또 큰 정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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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으로 출간되었고, Federica Amodio 께서 번역해주셨고 Lucrezia Viperina 께서 표지 일러스트를 그려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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