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좋은날의 책방 북토크 후기

1. 어제는 성남시 분당구 좋은날의 책방에 다녀왔습니다. 오늘도 예쁜 서점입니다.
경기 성남시 느티로 63번길 27 1층

2. 입구에 반납함이 있어서 ‘대여점을 겸하나?’ 생각했더니, 성남시에서 하는 도서관과 지역서점 협업 프로젝트라고 합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신청하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지역 서점에 책을 신청해서 서점에 반납한 뒤 서점에서 그 책을 도서관에 납품한다고 해요. 오오 신기해라.

3. “내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으나 마침내 찾아낸, 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은 없더라.”

4. 지금까지 간 서점 중 가장 큽니다. 울산의 책빵 자크르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큰 듯해요. 서점지기님께서 “아유 작아요. 여기도 독립서점인데.” 하십니다.

5. 제 자리

6. 역시 카페를 겸합니다.

7. 책 표지 그리시는 바랜 @barengrim 님의 작품 공간이 있습니다. 오늘 와 주셨고 작품 선물도 받았어요. 이수현 작가님 “사막의 바다” 표지디자이너셨네요! 반가웠습니다.

8. SF가 은근 많은 서점입니다. 북토크가 끝나고 알았는데 코니 윌리스 번역하신 김세경 번역가께서 방앗간 들르는 참새처럼 드나드는 곳이라고 합니다. 인사 나누고 깜짝 놀랐습니다. 독서모임 운영하신다는 다정하게 웃어주시는 친구분도 반가웠습니다.

9. 제 서가

10. 그리고 이 서점의 멋진 점. 짜잔~




11. 12. 13. 14. 예쁜 포장지로 싸인 서가가 보이나요? 내용은 알 수 없고 작가의 띠와 첫 문장만 쓰여 있어요. 블라인드북입니다. 서점지기님이 큐레이션하신 책을 직접 포장하고 첫문장을 담아 작가의 띠별로 정리해놓았습니다. 지기님 말씀에 의하면, 책을 들춰보지도 않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좋은 책인데 알려지지 않았다고 선택되지 않는 책도 많다, 그런데 이렇게 첫 문장을 써 놓으면 사람들이 열심히 읽고 자기 취향대로 고른다는 겁니다. 그리고 첫 문장은 보통 그 책의 정수가 담겨 있고.
실제로 저도 보통 표지 디자인이나 보게 되는데, 문장을 하나하나 읽게 되더군요.

15. 또 이 서점의 멋진 점. 짜잔~
와인 키핑하듯이 책을 키핑할 수 있습니다~ 칸칸이 개인 서가고, 키핑한 책은 와서 보고 다른 사람들과 같이 볼 수도 있다고 하네요.(맞나요?) 김세경 번역가님 서가도 있다고 합니다.

16. 서점지기님 에코백 감사합니다. 바랜님 작품 감사합니다.
오늘은 철학적인 질문 다섯 개가 들어와서 그 다섯 개로 한 시간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사전질문은 딱 한 분이 해 주셨어요! 서점지기님이 그분 없었으면 내가 해야 했다고 ㅎㅎ 소중한 편지와 간식 선물도 감사합니다.

17. 자, 오늘 구매한 책입니다. 열어보겠습니다.
“무(無)에서 우주가 탄생했다.”
“뒤쪽에 커튼이 달린 넓은 문 두 개가 있다.”

18. 로버트 헌터의 <하루의 설계도>와 유진 오닐의 <밤으로의 긴 여로>입니다.
생각지도 못한 책이에요. 평상시에는 살 일이 없는 책이었습니다. 이렇게 되는구나, 싶더군요. 놀라움과 감탄이 있고, 선물 받은 것처럼 기쁘네요.
‘저예산 프로젝트’가 분당이 배경이어서 제가 분당 살 때 다니던 도서관 이야기를 했어요. 초판에서 버스 경로 틀린 것을 오자마자 지적해주신 분이 계시더군요. 네, 이번에 고쳤습니다. ^^
118년만의 더위라는 날에 소낙비까지 온 날이었습니다. 와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사진과 다르게 생겼다는 말을 오늘 세 번 들었는데, 역시 다음에는 화장같은 건 안 하고 찍어야...
서점 북토크는 계속 기쁨이 있네요.
주말에 플라뇌즈와 분당 리멤으로 갑니다.